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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탐방기] 1. 기억과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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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차곡차곡 모아 이야기가 시작되는 서점, 기억과 아카이브

영천은 대구, 경주, 포항, 안동으로 통하는 교통의 요충지다. 경상도 3대 시장으로 꼽힐 만큼 큰 규모를 자랑했던 영천 오일장은 지금도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장날이 아닐 땐 고요함이 감도는 영천역이지만 여전히 약초 거래는 영천 오일장이 가장 활발하다. 아무리 구하기 어려운 약재도 영천에 가면 구할 수 있다는 말이 있을 만큼 동해안과 내륙에서 모인 한약재를 가공하는 곳이 영천에 모여있다.

옅은 한약 냄새가 풍기는 어느 골목 모퉁이를 돌면 한약 창고를 리모델링한 ‘기억과 아카이브’ 무인 서점이 나온다. 서점이라기에는 책이 좀 적고, 문화공간이라기에는 공간이 협소한, 하지만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 같은 공간이다. 무인 서점이지만 인적이 드문 공간은 아니다. 마을 어르신, 청년, 그리고 수많은 이야기가 드나든다.

기억을 기록하는 서점

2018년 9월에 ‘타인의 서재’라는 이름으로 영천이 고향인 친구 세 명이 서점을 시작했다가 2019년 4월 1일에 거짓말처럼 ‘기억과 아카이브’로 변신했다. 기억과 아카이브 서점은 기억을 기록하는 공간이다. 차곡차곡 쌓인 기억은 인생이 된다. 한약재를 보관하던 곳에서 기억과 아이디어를 보관하는 곳으로 새로운 의미를 찾는다.

서점에는 <수난이대> 하근찬, 소설가 백신애, 농민시인 이준기, 백무신 시인 등 영천 출신 작가들의 책을 구비해뒀다. 소설, 문학작품이 절반 정도, 공동체, 마을 재생과 관련된 책과 주민들의 요청으로 세계문학이 구획을 나눠 자리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 출신의 자유여행가, 지역 문학 작가, 문학 비평가 등을 초대해 문학 토크를 열기도 하고, 한달에 한번 열리는 인문 독서모임, 책방에서 시작해서 영천의 오래된 공간이나 근현대 문화공간을 걷는 인문 산책 프로그램, 청년들의 입장에서 본 양성평등에 관련된 이야기 모임 등 다양한 모임과 활동을 벌였다.

모두를 위한 상상력의 공간

기억과 아카이브는 광장에 놓인 라운드테이블 같은 공간이다. 책방을 하기 전에 지역을 기반으로 연구하고 조사, 분석하던 일을 하던 강구민 대표는 지역과 관련한 보고서를 내 거나, 행정가와 청년, 지역 어르신이 만나는 콜로키엄을 주최하는 등 정책과 청년의 브릿지 역할을 한다.

“어쩌다 보니 제가 청년과 지역 어르신들을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 연결로 새로운 아이디어와 관계를 만들어내는 게 제가 할일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어요.”

청년들은 막연히 로컬을 삶을 꿈꾸고, 지역에선 청년의 유입을 꿈꾸지만 서로 만날 기회는 많지 않다.

“큰 도시에 몰려있는 문화적인 요소들이 로컬로 뻗어 나가면서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서 자연이나 사람과 친숙해지는 것이 로컬이라고 생각해요. 로컬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 나와야 도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텐데, 그런 것들은 청년 혼자서 할 수는 없죠.”

자본은 부족해도 청년만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고, 지역에선 청년의 유입이 필요하지만 어떻게 손을 내밀어야 하는지 모른다. 로컬 문화에는 느슨한 연대가 필요하다. 기억과 아카이브 같은 매개의 공간은 지역에서 일어날 재미난 일들의 씨앗 보관창고다. 강구민 대표도 지역에 살기 위해서 터를 잡고자 끈질기게 살아가는 청년들의 아지트이자 위로의 공간이 되길 꿈꾼다.

로컬크리에이터를 꿈꾸는 당신에게

영천은 농촌 지역 중에도 도농복합도시라 기업, 농가와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다. 자연 환경적으로도 농촌과 도시의 장단점을 다 가지고 있고, 대구, 포항과 지리적으로도 가까워서 타지역 로컬크리에이터와의 협업, 개인적인 문화생활을 하기에도 좋다. 영천 인근 하양과 경산에 대학교 12개가 있다. 아이디어와 능력을 갖춘 청년 10만이 지척에 있는 것이다.

농가, 기업가, 시민 리더, 청년, 문화자원이 산재해있지만, 이 좋은 자원들이 구슬처럼 꿰어진 적이 없다. 이런 환경을 복합적으로 잘 활용한다면 아이템을 잡는데 유리할 수 있다는 게 강구민 대표의 생각이다. 로컬의 부흥은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협업을 했을 때 꿈은 현실이 된다.

“청년들이 마을 어른들과 어우러져 협업할 수 있는 사랑방이 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기억과 아카이브는 무인 서점이라 쓰고 모두를 위한 서점이라고 읽는다. 빈 공간은 모두의 상상력으로 채워진다. 누구라도 영감을 받고 갈 수 있다면 충분하다. 특별한 기억을 쌓으러, 기억과 아카이브 서점으로 가보자.

기억과 아카이브

주소 : 경상북도 영천시 약전1길 26 (영천역 오른편 주차장 사잇길)

운영시간 : 09:0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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